36도 폭염 속 지리산은 미친 짓이었다.
그런데 세상에는 미친 사람이 너무 많았다.
아침 7시 30분에 왔는데
주차장이 만차였다.
국립공원 직원 안내에 따라 갓길에 주차를 하고 올랐다.
그런데 그 길을 오르는데 벌써 땀이 범벅이었다.
오늘 장난 아니겠는걸~~
<43> 지리산 천왕봉
일시 : 2023.08.05. 토요일
산행시간 : 08:00~16:00 (8시간)
등산경로 : 중산리탐방센터(08:00)-로타리대피소(09:20~35)-개선문(10:40)-천왕봉(12:20~45)-로타리대피소(14:25)-중산리탐방센터(16:00)
등산거리 :10.4km
동행 : 아들과 함께
한줄평 : 파스, 근육이완제, 소금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알게 한 산
난이도 : ★ ★ ★ ★☆
목요일 저녁 아들이 갑자기 지리산에 가고 싶다고 한다.
35~6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속 등산은 미친 짓이라고 달래어보았지만
아들은 작년에도 7월말에 누나랑 갔었다고..그리 덥지 않았다고 가고 싶다고한다.
그래 지리산 다녀온지 딱 1년 되었구나
그리고 생각해보니..딸과 아들, 셋이서 7월 말에 지리산을 다녀왔는데
지리산에 그리 힘들이지 않고 다녀왔었던 기억이 났었다.
그래...그럼 주말에 지리산에 가볼까
그래서 토요일 새벽 집을 나서서
7시 30분 최단 코스인 중산리에 도착했는데..
이미 중산리탐방센터의 주차장은 만차였고
국립공원공단 직원의 안내에 따라 1km이상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고
중산리에 올랐더니 이미 땀이 범벅이 되어있었다.
오늘 등산 장난 아닐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는데
역시 틀리지 않았다.
그래도 시작은 괜찮았다.
화장실을 다녀오고 국립공원 여권에 스탬프를 찍으니
마침 순두류 가는 버스가 왔다.
그래 오늘은 조금이라도 편하게 가보자~
그래서 오늘은 버스를 타고 순두류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때까지는 좋았다.
모든 것이...
등산하면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근육경련이란 것이 왔다.
400m 지점까지는 어찌왔는데
더 이상 오르지 못하고 난 주저앉아버렸다.
이런 아빠의 모습을 처음 본 아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3시간 안에 천왕봉을 찍기로 약속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몸에 있던 나트륨이 다 빠져나가서 생긴 것 같다.
주저 앉아서 지나가는 등산객에게 '파스 좀 빌려주세요~~'를 외쳤다.
고맙게도 뒤따르던 분이 스프레이 파스를 주셔서 파스를 뿌리고 잠시 쉬었다.
5분정도 쉬니 괜찮아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스틱들 쥐고 한 50m가니
이번에는 양쪽 허벅지에 동시에 무리가 왔다.
더이상 오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들에게 오늘은 점심을 먹고 쉬었다가 올라가자고 했더니
아들은 갈수 있겠냐면서 내려가자고 한다.
아니야 이제 400m남았는데..
아빠는 기어서라도 갈거야~
그래서 컵라면 하나를 먹고 약 20분 쯤 쉬었더니..
걸을만해졌다.
그런데 천왕봉을 300m남은 지점부터는 계단의 연속인데
계단의 중간쯤에 또 주저앉았다.
파스 좀 빌려주세요~
그랬더니...뒤따라오시면 여성분이 근육이완제 2알과 소금을 주셨다.
그래고 약효과가 올때까지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해주었다.
100m 더 갈 수 있었다.
저 멀리 천왕봉의 정상석이 보인다.
그래 가보자~
3시간을 계획했던 우리 부자는 결국 4시간 30분만에 천왕봉 정상에 올 수 있었다.
아들~ 아빠는 절대 포기하지 않아~
휴식시간 포함에서 6시간 이내로 계획하고 올랐던 지리산인데 8시간이나 걸렸다.
이번 등산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간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친절하다는 것과
참 잘 도와준다는 것
특히 산객들은 참 정이 많고 좋다는 것을 새삼느꼈다.
그리고 상비약을 가지고 다니자는 교훈도 얻었다.
그리고 아들~
아빠도 아플 때가 있단다.
아빠가 아플 때에는 아들이 아빠의 보호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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